1981년에 개봉한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작 극장판 꼬마숙녀 치에(쟈린코 치에) 자막입니다.
인물들의 일상을 그려냄에 있어 타카하타 감독 특유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입니다.
이 작품은 타카하타 감독이 만든 극장판 애니메이션 중 유일하게 한글 자막이 없던 작품입니다.
68년작 호루스의 대모험, 72년작 판다 코판다, 82년작 첼로 켜는 고슈까지 전부 한글 자막이 있는 마당에
왜 이 작품만 누군가 만들어 둔 자막이 없는지 조금 의아했습니다.
자막을 만들면서 그 이유를 뼈저리게 느끼게 됐는데, 우선 작품의 배경이 70년대 오사카입니다.
때문에 등장인물 전원이 간사이벤을 사용하고, 또 사용하는 그 사투리의 억양이 굉장히 억셉니다.
조부모님이 지방에 살고 계신 분들은 아시겠지만
할아버지 할머니랑 대화를 하다 보면 집중해서 들어도 알아듣기 힘든 사투리가 자주 튀어나옵니다.
본인이 지방에서 20년 이상 거주한 토박이라도 말이죠.
이 작품을 번역하는 건 그런 기분이었습니다.
30초에 한 번씩 제대로 들리지도 않고 무슨 단어인지도 알 수 없는 말들이 계속해서 튀어나오는데
진짜 환장할 뻔했습니다.
작품의 성우진 또한 전문 성우가 아닌 당대의 배우와 게닌 분들이 대거 캐스팅되어
요즘 애니 속 사투리 캐릭터 같은 또박또박하고 명료한 연기톤 발음이 아닌
정말로 옆자리 사람과 대화하듯, 이야기를 나누듯 무심하게 흘리는 발음을 해대는 통에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.
다음 대사로 넘어가면 또 모르는 말이 나오고, 또 안 들리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 계속해서 반복되다 보니
도저히 진도가 나가질 않아 관둘까 때려칠까를 몇 번이나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.
만드는 동안 자신의 일본어 실력의 미숙함을 통감하게 된 작품이었습니다.
징징글이 길었습니다.
타카하타 감독의 작품을 찾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.
자막 싱크는 블루레이 영상에 맞춰져 있습니다.
재밌게 즐겨 주세요.